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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영화 내일의 기억 후기 (김강우, 서예지)

by otarumoo 2021. 4. 27.

영화를 사랑하는 Otaru입니다. 왕십리 cgv에 들렀다가 시간에 맞춰서 본 영화 내일의 기억 후기를 적어 보려고 합니다. 

주연을 맡은 배우 김강우, 서예지 모두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서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저는 작품을 볼 때 철저하게 배우의 연기를 보고 인성은 보지 않는 편인데, 최근에 드러난 제보에 따르면 제가 느끼는 호불호와 무관하게 한 배우는 앞으로 보기 힘들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안타깝게도 영화를 보면서 배우의 (제보에 의해 알게 된) 캐릭터가 겹치는 바람에 다소 텁텁하게 영화를 감상했다는 것도 좀 아쉽습니다. 

영화 내일의 기억은 병원에서 깨어난 여주인공이 잠시 기억을 잃었다가 주변 사람들과 지내면서 얽히는 기이한 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입니다. 아주 잘 만든 느낌은 아니지만, 딱히 흠잡을 만한 영화도 아닌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흐릿하게 깨는 여주인공, 그녀는 회복은 되었지만 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상태. 앞에 있는 사람이 남편인데 남편에 대한 기억도 없습니다. 집에 돌아왔는데 그녀는 이때부터 이상한 일과 악몽을 겪게 되지요.

영화 초반에는 여주인공이 겪었던 예전의 일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주변 인물들(주로 남편, 김강우 연기)의 대사와 행동에 기준해서 추측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남편 역을 맡은 김강우. 안정적인 연기로 보는 동안 편안함(?)을 주는 배우입니다. 제목이 생각나지는 않은데 범죄를 저지르는 남편 역할로 등장했던 영화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어서 이번 배역도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영화 초반에 상식적으로 봐도 의아한 행동을 많이 합니다. 주로 아내의 행동 반경을 좁힌다거나 사고 전 일하던 미술학원을 알려주지 않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아내의 기억을 찾지 못하게 하려고 합니다. 나중에는 주는 약조차 아내가 믿지 못하고 안 먹게 되죠. (먹으면 잠드는거 봐서는 보통의 수면제 인것 같습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이상한 환각을 보고, 악몽을 꾸던 그녀가 어느날 자기를 알아보는 사람을 길에서 만나게 됩니다. 사고 전까지 그녀는 남편과 이혼할 생각을 하고 있었고 미술학원에 다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미술학원 지인이 보내준 것들을 보던 중, 그녀는 사진을 보면서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사고 전 그녀가 이혼을 하려고 했다는 것과도 연결이 되는데, 저 박스를 엘리베이터에서 흘리고, 그것을 남편이 주우면서 영화의 긴장감이 증폭됩니다.

다만 어느 정도 내용이 보였다는 점에서는 좀 아쉽네요.  (아울러 후반부에 한국적 정서로 해설해 주는 부분도 좀 아쉬웠습니다. 이부분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네요.)


부부의 이야기와 맞물려서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도난 건축물에 관한 경찰의 조사인데요. 높은 수익률로 홍보해서 투자자들을 모았다가 부도가 나서 사장이 도망가고 공사도 멈춰버린 건물이죠.

이 건물의 건축을 주도한 사장이 여주인공의 남편인데... 남편이 사라졌습니다. 직전까지 거액의 빚을 지고 쫓기던 사람인데 이 사람이 여주인공의 남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영화는 후반부를 향해 달려갑니다.

관객으로 하여금 오해하기 위해 만든 듯한 장면이 이어지지만 그렇게 맥락이 잘 이어지지는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영화 후반부. 관객의 예상대로 영화가 흘러가지만 여기가 끝은 아닙니다. 여러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아 그랬구나.. 라고 납득하게 만들려고 하는 감독의 의도가 있는 것 같고, 한국적인 감성도 심어 넣었는데 딱히 막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어느 순간에 우리나라 관객도 그렇고 감독도 그렇고 "반전이 살아 숨쉬는(?)" 영화를 꿈꾸고 만들고 있습니다. 반전이 멋진 영화가 좋은 영화인지 잘 모르겠지만, 스릴러 영화에 반전을 반드시 넣으면서부터 제작자들이 스스로 영화를 망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하필 주연 배우의 나쁜 이야기가 돌 때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며 대사를 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저는 여기서 정말 하나도 몰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현재까지 나름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관람하신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이 어떻게 느끼셨는지도 문득 궁금해 지네요.

영화 내일의 기억 후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