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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후기

대만 영화 해길랍 후기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에요)

by otarumoo 2021. 4. 12.

otaru입니다. 제목에 적었지만,

영화 해길랍은 단순 로맨스 영화가 아님을 미리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아울러 영화 주인공인 허광한의 인기가 대단한 것 같은데, 전 이 작품으로 허광한의 연기를 본 바로는, 굳이 이 작품으로 허광한을 입문하지 않으셔도 좋아 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영화 해길랍 줄거리, (그리고 제 첨삭)

“매일 널 만나길 기대해. 누굴 좋아하는 거 처음이야.”
등굣길 버스 안, 반짝이는 서로에게 반한 ‘탕셩’과 ‘완팅’은
 가슴 뛰는 첫사랑을 시작한다.
 
 서로의 세상이 되어가던 어느 날,
 충격적인 사고로 ‘완팅’은
 한 통의 편지와 ‘탕셩’만 남겨둔 채 곁을 떠난다.
(첨삭 : 여주인공인 완팅의 신체상 남 / 녀 생식기가 동시에 있어, 수술을 위해 외국으로 간다는 설정이에요.) 


 몇 년 후, ‘탕셩’ 앞에 새로운 친구 ‘류팅’이 등장한다.

(류팅은 완팅이구요, 남자가 되서 돌아옵니다. 배우는 동일합니다.)

낯선 익숙함에 잊지 못했던 감정이 자라나는데…

※ 허광한이 여자가 되는 영화는 아니지만, 대한민국의 성 역할에 익숙하신 분들이 감상하시면 낯설음 / 난해함을 넘어 버거움 / 역겨움(?)까지도 느끼실 수 있는 난해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나쁜 영화라는게 아니고, 스토리상 우리가 생각하는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적은 겁니다.

 

 그럼 영화 해길랍 리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 저도 모르고 본 영화지만, 내용을 알았다면 관람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대만 로맨스영화(의 탈을 쓴 이 영화는) 학창시절 귀여운 남녀 주인공을 내세우고 한참동안 제법 괜찮은 흐름을 이어갑니다. 다만 예전에 우리나라 관객에게 사랑을 받았던 여러 대만영화보다는 감성이 조금 약한 편입니다. 버스로 함께 학교를 오가게 된 남녀 주인공의 모습이 정겹네요.

첫 사진의 주인공 옆에서 웃고있는 학생은 여주인공의 절친입니다. 

친구는 학교에서 마음에 들어하는 남자가 있고, 용기를 내서 라인(Line) 아이디를 남자에게 받게 되는데요. (아시아 메신저는 라인이 제법 인지도가 높습니다). 남주인공 탕셩이 여주인공 완팅의 전화번호를 물어보면서 (눈치도 없다) 절친은 직전에 완팅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지만 부끄러움에 한동안 완팅을 모른척 합니다.

이후에 시간이 흘러 완팅은 시전의 우정도, 탕셩의 애정도 동시에 취하게 되죠. 

영화 초반, 잠깐 동안은 우리에게 사랑받은 여러 대만영화의 틀을 이어갑니다. 허광한이 미남 배우면서 연기도 열심히 하는게 느껴지는데, 저는 이 영화에서 저 친구의 미묘한 부조화가 계속 마음에 걸리더군요. 영화에 그리 어울리는 역할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악역보다는 지금 역할을 더 잘할 것 같긴 합니다.)

사랑에 빠진 고등학생 남녀의 모습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영화는 "아주 갑자기" 관객에게 여주인공이 신체상 양성의 구조를 하고 있음을 갑자기 통보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여기서 영화가 종료되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대학생이 되고 주변의 인기는 그대로지만 남주인공 탕셩은 연애를 하지 않고 혼자 지냅니다. 갑자기 떠나버린 고등학생 시절 연인을 그리워한다는 설정인 건 알겠는데,,, 현실적이지 않아서 공감이 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공교롭게 시전(여주인공의 친구)도 같은 대학교라는 설정입니다. 

시전은 남자친구가 있지만 사람을 잘못 골랐는지 잠깐 등장하는 남자친구는 다른 여자와 (너무 드러나게) 바람을 피우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한편으로 의아했던 점은, 고등학교 시절 분명 애정이 있었던 시전은 같은 대학교에 다니면서도 탕셩에게 아무런 구애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둘이 친구처럼 잘 지내긴 하는데..)

성전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완팅. 남자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다시 탕셩과 만나게 되고 둘은 예전처럼 붙어 다닙니다. 다만 자의가 아니게 남자가 되 버린 완팅의 포지션이 애매합니다. 다만 우리는 외국 사회에서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제가 아는 대만은 우리나라보다는 '아주 관대하게' 동성애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완팅과 시전의 대화 속에서도 짐작이 가듯, '지금의 모습이 남자이지만 탕셩에게 인정을 받아라'고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원해서 남자가 된 것도 아니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

헌데 우리는 이런 상황이 조금 낯설고 어색합니다. (자연스러운 분들도 물론 있었겠지마는..) 

시전과 한 침대를 쓰는 완팅과의 사이도 애매해집니다. 자고 일어나니 건강한 남자의 현상인 발기(남자의 생식기가 혈액 순환으로 인해 커지는 현상)를 보면서 깜짝 놀라는 장면이 있지요. 예전에는 여자-여자간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이제는 남자 - 여자 친구 사이가 된 그 미묘한 감정을 영화에 녹인 것 같습니다.

영화 후반부 하루동안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예전같은 감정이 그대로 남아 있는 둘의 연애감정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예전처럼 사랑을 나누려 하지만, 현재는 남자 - 남자 사이인 둘의 모습에 크게 당황하는 탕셩의 모습이 비춰집니다. (당연한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시전을 만난 완팅은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하게 됩니다. 잠깐 화장실에 들어간 완팅.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자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는 완팅의 모습이 우정에서 (충동적으로) 사랑으로 변했었는지, 시전은 완팅을 따라 들어가고 둘은 눈을 마주 바라봅니다.

(그리고 갑자기 푸른 하늘에서 새 두마리가 날아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묘사...)


다음날 다시 만난 완팅과 탕셩. 전날 특별한 일이 있었던 완팅은 탕셩의 접근에 잠시 당황하며 설명하려 하지만, 탕셩은 현재의 완팅을 받아들이는 발언을 하게 되고,,, 또 다시

푸른 하늘에 새 두마리가 날아듭니다.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구글링을 통해 '해길랍 뜻' 을 검색 하신뒤 영화를 볼지 말지 판단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평범한 대만 로맨스 영화는 일단 아니구요. 학창시절 남녀감정을 잘 묘사한 영화도 아니구요.

남주인공은 분명 잘생겼지만 영화 내내 어색함을 느끼게 합니다. 다만, 위에서 제가 묘사한 상황도 받아들이기 편하신 분들 그리고 남주인공인 허광한의 열성 팬이라면, 영화 해길랍을 보시는데 굳이 반대하고 싶지는 않네요.

리뷰 마칩니다. 감사 드리고..., 아래 제 유튜브 채널 구독도 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그냥 부탁이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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